‘민토시장'이 서울 종로구 연지동 한국기독교회관에서 새로이 문을 열었다. 지하 1층, 지상 1, 2층으로 총 600여 평 규모를 갖춘 민토시장은 ‘협업과 문화를 통한 신시장'을 모토로 지난 2월2일(화) 영업을 시작했다.
공식적인 개업식은 오는 4월20일 종로5가 일대에서 펼쳐질 예정이다. 민토시장엔 25일(목) 현재 유리 공방, 네일샵, 서점 등 20여개 점포가 입점해 있다. 민토시장을 기획한 민들레영토 지승룡 대표는 오는 4월 중순까지 33개 점포를 입점시킬 계획이다.
지 대표는 25일(목) 오전 한국기독교회관 에이레네홀에서 민토시장 운영방침을 설명하기 위한 간담회를 열었다. 지 대표의 말이다.
"예수 그리스도의 나이(33세)만큼 점포가 채워졌으면 좋겠다. 600여 평엔 33개 점포가 적정하다고 생각한다. 아직 다 채워지지는 않았지만 3월 중순께 다 채워지리라고 본다. 그러나 33개로 그치지는 않을 생각이다. 누구라도 창업을 원하는 분들은 미팅을 갖고 조언을 주고자 한다. 말하자면 새로운 사업을 위한 인큐베이터 역할을 할 것이다. 장소도 꼭 종로5가가 아닌 다른 곳에서 창업할 수 있도록 도울 계획이다."
시장 개업까지 현실적인 고민은 없지 않았다. 지 대표는 민토시장 사업을 꼭 해야 하는지, 그리고 성공할 수 있는지 고민했다. 고민 끝에 ‘크기와 상관 없이 해야한다', 그리고 ‘고객이 원하는 상품을 만들어내면 성공할 수 있다'는 답을 얻었다. 종로5가를 첫 사업장으로 택한 이유는 이곳이 한국 기독교 선교 1번지여서다.
무엇보다 지 대표는 목사(예장통합 교단에서 안수)로서 서민, 소상공인들의 고통이 가중되는 시기에 기독교적 대안을 마련해주고자 했다. 이 같은 생각은 운영방침에 고스란히 스며 있다.
먼저 보증금을 없앴다. 보증금을 시설투자에 돌릴 수 있도록 배려하기 위해서다. 임대료 부담을 줄이기 위해 매출액과 임대 수수료를 연동시켰다. 즉, 매출에 따라 임대료를 내게 했다는 말이다. 또 자기 점포 외 홀 공간은 공유하도록 했다. 고객들의 다양한 요구를 충족시키고자 라이브카페, 인문학 서점, 갤러리 등 문화시설을 갖춰 놓았다. 여기에 민토시장은 새로운 실험을 도입했다. 바로 이익공유제다. 지 대표는 이렇게 설명한다.
"점포마다 이윤 가운데 10~30%까지 자율적으로 비율을 정해 이익을 공유하도록 했다. 이익공유제는 민토시장이 처음 시도하는 것이다. 경쟁이 동기를 부여하지 않는다. 그보다 더불어 함께 함이 동기부여다. 한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200억의 연소득을 올리는 사람들이 5,000명이다. 그런데 이들의 소득이 늘어난다고 경제가 성장하지 않는다. 반면 일반 서민들의 소득이 약간만 올라도 4%의 성장이 가능하다."
지 대표는 특히 규모 보다 소상공인들을 위한 ‘대안 모델'에 더 관심 가져줄 것을 당부했다.
"규모는 중요하지 않다. 민토시장 규모가 결코 크지 않다. 규모는 작지만 역동적이고 실제적 모습, 그리고 '을'을 위한 실천적 대안이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앞으로 시장 운영에 대한 노하우를 공유하고 공개하려고 한다.
난 성공과 실패를 두루 경험한 사람이다. 그래서 성공과 실패의 교훈을 잘 결합한다면 선한 무언가를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