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교회

한국교회가 "영적 기업 문화"로 변질된 이유는

NCCK, 한국교회 개혁을 위한 교회사적 성찰 토론

한국교회개혁토론회
(Photo : ⓒ 이인기 기자)
▲NCCK 종교개혁500주년기념토론회 참석자들. 좌로부터 김주한 교수(한신대, 사회자), 양현혜 교수(이화여대), 최태육 목사(예수님의 교회), 성백걸 교수(백석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종교개혁500주년기념사업특별위원회(위원장 김철환)는 7월19일(화) 오후 2시 기독교회관 2층 조에홀에서 토론회를 개최했다. 김철환 위원장은 한국교회의 개혁을 위해 "회개와 새로운 가치를 담은 신앙고백을 제시해야 하는데, 이는 결국 예수께로 돌아가는 것을 의미한다. 이를 위해 현대 교회의 병폐의 원인을 역사적으로 고찰함으로써 한국교회의 반성을 촉구하는 계기를 만들고자" 토론회를 개최했다고 취지를 밝혔다. 토론회의 주제는 "미래를 향한 첫걸음: 기억과 반성"이다.

토론회에서는 양현혜 교수(이화여대)가 "일제 식민지 시기까지의 한국교회사와 반성적 성찰"을, 최태육 목사(예수님의 교회)가 "학살과 기독교인들의 배타성"을, 성백걸 교수(백석대)가 "최근 한국교회에 대한 성찰과 전망: 민주화 이후 한국교회가 걸어온 길을 반성하며"를 발제했다.

양 교수는 기독교가 한반도에 전래되는 시점에 서구 자본주의적 가치관도 함께 유입되는 과정에서 비판적 성찰을 유실함으로써 한국적 기독교가 "영적 기업 문화"로 변질되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그래서 한국교회는 서구 자본의 힘을 미화하며 조선의 전통적 가치를 '반(反)가치'로 규정하고, 개인의 구원에 몰입하여 사회적 예언을 소홀히 하며, 중재와 평화보다는 성전(just war)의 논리를 앞세우고, 미국 선교사들의 교육방침대로 이성을 배제한 신앙우선주의적 종교행위에 고착되게 되었다. 이런 성향이 오늘날에도 교회현장에서 그대로 답습되고 있으므로 이에 대한 반성과 건강한 신앙에 대한 모색이 필요하다.

최 목사는 해방 이후 전쟁의 시기를 거치면서 드러난 한국교회의 이분법적 가치관을 학살의 문제와 관련하여 비판했다. 한국교회가 오늘날 진영논리로 대립하고 있는 양상도 전쟁 당시 피아를 구분하여 '적'으로 분류된 사람들을 학살하는데 기독교인들이 앞장섰던 과거와 다르지 않다. 이것은 기독교 신앙의 배타성, 혹은 분리지향적이거나 문화우월적인 시각을 폭로한다. 최 목사는 이러한 이분법적 배타성이 "뼛속 깊이 박혀 당연한 것이 되어버린" 역사적 현실을 직면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러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으면, 북한도 배제와 제거의 대상일 뿐이어서 통일의 길은 요원해지게 되며 교회는 일반시민들로부터도 독선적 집단으로 간주되어버릴 수 있다.

성 교수는 종교개혁이 궁극적으로 '종교의 자유'를 쟁취하기 위한 과정이었다고 전제하면서 한국사회가 민주화되는 과정에서도 한국교회는 '다른 신앙고백의 가능성'을 억압하는 배타성을 강화해왔다고 비판했다. 그것의 대표적인 사례가 1991-92년 감리교에서 벌어진 '이단재판, 교리재판, 종교재판'이었다. 인간은 "영적이고 역사문화적이고 자연생태적인 생명체로" 살아가는데 한국교회의 신앙지평은 이러한 변화와 역동성의 가치를 억압함으로써 기독교인들로 하여금 "심각한 자기분열의 내적 고통"을 겪게 만들었다. 한국교회가 이러한 배타적인 태도를 반성할 때, 기독교인들이 "통전적이고 통합적이며 전일적인 생명체"로서 "생명력과 창조력이 샘솟는 사랑과 자유와 평화의 삶을" 살 수 있게 된다.

이인기 ihnklee@verita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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