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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달샘과 초점(6)] 나단과 요압, 누가 다윗을 돕는 자였던가?

숨밭 김경재(한신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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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 ⓒ조국 페이스북 갈무리)
▲ 요즘 법무부장관후보자 조국이라는 인물을 둘러싸고 우리시회가 몹시 시끄럽다. 정치권은 말할 것도 없고, 언론, 방송, 그리고 시장바닥, 뒷골목 선술집 저녁 퇴근길에 막걸리 한잔씩 나누는 소시민들 입에도 온통 그 문제다. 사진은 문재인 대통령(좌)과 조국 법무부 장후보자(우)의 모습.

다윗의 위세가 절정에 이르던 이스라엘 민족사 초기, 다윗이 범한 우리야의 아내 밧세바를 탈취하는 가증한 범죄이야기가 열왕기상 11-12장에 있다. 이 사건을 둘러싸고 신명기 기자는 나단과 요압을 상반되는 두 그룹의 대표로 내세워 권력의 속성과 주위 사람들의 책임을 준엄하게 심판하여 역사 기록에 남겼다.

한마디로 요압은 당시 군사 총사령관으로서 군사지휘권 최상위권자 다윗왕의 심중을 살폈다. 다윗이 밧세바를 몹시 연모하여 자기 후궁으로 삼으려 한다는 것을 눈치챘다. 그리고 충성했다. 우리야를 치열한 전장에 일부러 보내 전사하게 하고, 다윗왕의 합당치 못한 행위를 합리화 하려고 과잉 충성한다. 나단은 날아가는 새도 떨어뜨릴만한 다윗왕권의 위세 앞에 나아가 직언한다. "당신이 그 사람이라!"(왕상12:7). 역사는 다시 묻는다. 누가 다윗을 돕는 자였던가? 오늘의 요압과 나단은 누구인가?

요즘 법무부장관후보자 조국이라는 인물을 둘러싸고 우리시회가 몹시 시끄럽다. 정치권은 말할 것도 없고, 언론, 방송, 그리고 시장바닥, 뒷골목 선술집 저녁 퇴근길에 막걸리 한잔씩 나누는 소시민들 입에도 온통 그 문제다. 씨알의 입장에서 그 문제는 이미 결판이 난 것이다. 다윗주변의 요압장군에 해당하는 청외대 참모진, 집권여당인 민주당, 그리고 문재인정권에 지나치게 과잉 충성하는 사람들 눈에만 국민 여론의 진실이 안보이고 안 들리는 것인가? 후보자 개인의 입장으로선 억울한 점도 많을 것이고 할 말도 많을 것이다. 그러나 자세한 각론에 따른 시시비비를 떠나서, 드러난 쟁점 중 사소한 부분이라도 책임질 일이 있을진대 후보자 스스로 먼저 거취표명을 깨끗이 하는 것이 옳다. '수신 재가 치국평천하' 라고 말해왔다. 씨알 입장에서 보면 법무장관후보자 개인과 가정의 재산이 너무나 많다. 그리고 자녀와 가족관계 관련된 사항 중 순수한 민초의 맘으로 볼 때 이해되지 않고 석연치 않는 점이 너무 많다. 한국사회 상층부 인사들의 삶의 태도와 가치관은 모두 그러한 것이어서 관대해야 하는 것인가?

문대통령 정권을 어떻게 하든지 무너뜨리고 망신 주려는 자유한국당을 비롯한 권력도전 정치인들의 언행이 금도를 넘었다는 것도 씨알들은 잘 안다. 그러나, 그 모든 억울한 비판과 가짜뉴스 퍼 나르기를 감안하고서라도 청와대 보좌진과 집권당 지도부는 큰 눈으로 사태를 직시해야 한다. 옛 성인이 충언하기를 국방문제, 경제문제, 민심향배 세가지중 가장 중요시 해야할 점이 세 번째 민심이라고 했던 것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연인원 1500만명 이상의 촛불대의를 약화시키거나 그들을 낙담시키거나 등 돌리게 해서는 안 된다. 남북관계, 한일과 한미관계에서 어렵지만 '정의 평화 생명'의 3대 정도를 걷고자하는 문정권이 성공하기 위해서 조속한 결단이 필요하다. 적폐청산을 비롯한 나라와 사회의 역사 바로 세우기와 정의로운 사회기강 확립에 문재인 정권은 더 세심한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 그것이 씨알들의 명령이다. 그러나 그 일을 꼭 조국이라는 인물이 아니면 안 되고 장관후보자에서 중도 사퇴시키면 국정동력이 떨어진다고? 보통시민들은 그러한 궤변은 도저히 납득되지 않는다. 정말 인물이 그렇게도 없다면 그런 정권이나 나라는 망해도 싼 것이다. 삼고초려 하면 인물을 찾을 것이다.

정치는 시간을 놓치면 안 된다. 머뭇거리고 눈치보고 여론을 살핀다고 시간을 끌면 돌이키기 어려운 문제에 부딪힌다. 서울대 고려대 등 젊은 학생들의 촛불충고를 하늘의 소리로 듣기 바란다. 본래 학생들의 소리는 순수한 진실인 것이다. 조국카드를 하루속히 접어야 한다. 그것이 씨알들의 입장에서 본 충언이다. 청와대 참모진과 집권여당 지도부에 고언 드린다. 요압장군 역할을 하지 말고 나단 역할을 하시라. 어떤 때는 정치나 법률이나 행정을 모르는 우직한 은퇴신학자의 말도 귀담아 듣는 일이 필요한 때가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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