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증세와 통증은 우리에게 호소하는 메시지가 있으며, 증세를 없앤다고 병이 낫는 것이 아니다. 이를 무시하거나 약으로 증세만 사라지게 하는 대증요법은 오히려 병을 더 키울 수도 있다. 통증, 염증, 불안에 관해서 각각 예를 들어보겠다.
세숫대야 속의 뜨거운 물에 손을 넣었다고 가정해 보자. 이 경우 '빨리 빼라'는 메시지로 우리에게 뜨거운 통증과 고통이 오게 된다. 이 상황에서 만약 '통증'이 주는 메시지를 거부하거나, 손을 빼지 않고 뜨거운 물에 담근 상태로 '진통제'만 계속 먹는다면 내 손은 어떻게 될까?
과식으로 배가 아파 장에 염증이 생겼다고 가정해 보자. 장염이 호소하는 '그만 먹어라'는 메시지를 알아차리고 한두 끼 확실하게 굶으면, 우리 몸은 자가 치유력이 작동하여 손상된 장 점막을 스스로 치유하기 시작한다. 그런데 병원에 가면 '염증'이 있으니 '소염제'를 처방하고, 배가 아프니 진통제도 처방한다. 심지어는 항생제를 처방하기도 한다. 어디 그뿐인가. 약 먹으면 배가 안 아파지니 다 나았다고 착각하고 다음 날 또 과식을 한다. 과연 어떻게 될까?
시험 날짜가 다가올수록 많은 학생들이 불안해한다. '불안'이 주는 메시지는 무엇일까? 물론 사람마다 다 다르고 최면 과정을 통해 더 정확히 알 수 있겠지만, 일반적으로 불안이 주는 메시지는 '원하는 것에 집중하라'는 것이다. 그런데 대부분 반대로 행동한다.
오히려 원하지 않는 것에 더 집중을 한다. "시험을 망치면 어떡하지? 그래서 부모님께 혼나면 어떡하지? 이러다 입시에 떨어지면 어떡하지?" 이런 식으로 계속 '안 원하는 것'에 집중하면 할수록 불안은 점점 더 심해지고, 병원에 가면 '항불안제'를 처방받게 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러한 메시지를 무시한다. 또는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아예 모르는 사람도 많다. 하지만 최면 치료 과정에서 그동안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근원적인 메시지, 잠재의식 깊숙이 자리 잡고 있던 메시지를 알아내는 경우가 많다. 또는 내가 진심으로 원하는 것에 집중할 수 있도록 자기 최면을 가르치고 도움을 줄 수도 있다.
진통제, 소염제, 항불안제 등의 약물 요법은 원인 치료가 아니다. 필자의 경험에 의하면 조절되지 않는 고혈압 환자의 경우, 숨겨진 메시지는 '마음속의 분노'인 경우가 많았다. 당뇨 환자의 경우는 자신이 사랑받지 못한다고 생각하거나, '외로움'이 깊숙이 내재 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외로우면 자꾸 단 것에 손이 가고, 먹게 되고, 인슐린 내성이 생긴다. 암이 생긴 경우는 발병 수개월 전에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았었는데 이것이 해결되지 않은 경우가 많았다.
물론 환자들 스스로는 "지금은 극복했다", "원수를 용서했다", "다 잊었다"라고 말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의식 차원 이야기다. 무의식 깊은 곳에서는 전혀 극복하지 못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오히려 극복한 것처럼 위장된 마음으로 살아가는 것이야말로 만성질환이 낫지 않는 진짜 원인이며, 그렇기 때문에 약물에 계속 의존하는 것이다.
이러한 경우 잠재의식에 내재 되어 있는 스트레스, 분노와 불안과 슬픔과 죄책감을 치유하고 나면 놀라울 정도로 회복 속도가 빠른 것을 경험한다. 꼭 최면이 아니어도 좋고 명상이 아니어도 좋고 종교가 아니어도 좋다. 그만큼 마음 치유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타인과 나 자신을 진심으로 용서하고 사랑하는 마음이다. 자기 자신을 진심으로 사랑하는 마음이 생겨나면, 어떠한 힘든 상황에서도 극복해내는 힘과 면역력이 생기고, 몸에 안 좋은 음식도 멀리하는 힘이 생긴다. 겉이 아닌 속 마음속에서 내 인생의 적을 단 한 명도 남기지 않거나, 원수를 진심으로 용서하기 시작하면 놀라운 기적이 일어난다.
의식으로만 대충 아는 것은 아는 것이 아니다. 무의식에서 알지 못하면 생활 습관과 행동이 바뀌지 않는다. 위에서 예를 든 것처럼 통증이나 염증, 불안, 혈압, 당뇨 등의 증세가 있을 때 약국이나 병원에서 진통제나 소염제, 항불안제, 혈압약, 당뇨약을 처방받아 먹으며 대증치료만 받을 뿐이다. 나아질 것이라고 착각하고 살거나, 의사 처방만 믿고 수동적으로 사는 것이다.
7번에 걸쳐 연재해왔던 지금까지의 내용을 최종 정리하는 시간이다. 통합의학적인 관점에서 볼 때 우리의 건강에 정말로 중요한 것은 마음(心)과 수면(氣)과 음식(血)이다. 육체(精)의 질병은 일반적으로 혈액의 오염에서부터 비롯되며, 일차적 원인은 음식물의 잘못에 있다. 만병일독(萬病一毒)이라는 말처럼 만 가지 병이 하나의 독, 곧 피의 오염에서 생긴다.
따라서 모든 질병은 음식물을 바로 잡으면 고칠 수 있다. 맑은 피와 충분한 산소, 균형 잡힌 영양소가 전신에 공급되면, 모든 증세는 서서히 사라진다. 증세와 통증이라는 것은 몸의 자연 치유력의 표현이며, 약을 통해 메시지를 없애려는 시도는 가장 수준 낮은 치료이다. 약보다 영양제가 낫고, 인공영양제보다는 천연영양제가 낫다. 체질에 맞는 채식 위주의 한약재나 허브는 더 안전하며, 가장 안전하고 소중한 것은 늘 먹는 자연식 위주의 일상 음식이다.
일반적으로 약이란 화학 약품인데 단도직입적으로 말해서 독물이다. 독성이 나타나는 방법이나 정도는 다양하겠지만 모두 독성물질임은 확실하다. 독물을 극히 미량 투여하여 대증 효과를 얻는다. 이것이 화학 약제를 사용하는 현대의학 치료의 실체이다. 질병의 원인을 치료하는 약은 항생제 계열 외에는 존재하지 않는다. 항생제도 실은 생명을 죽이는 약이다.
이러한 면에서 생명에 관한 담론은 그리스 시대 이래로 전혀 발전되지 않았다. 단순히 생각하면 로켓이 발사되고 사람이 달에 갈 정도로 과학이 발달하고 인터넷이 발달했기 때문에, 병을 치료하는 의술도 발달 되었다고 생각할 수 있으나 그렇지 않다. 분명히 물리, 화학은 발전되었으나 생명 문제는 조금도 해결되지 않았다.
오히려 문명사회는 병적 사회로 병든 사람들이 증가하는 모순된 결과를 낳고 있다. 의학의 세계에서도 최첨단의 물리, 화학을 응용시켜 발전한 부분은 오직 진단 부문에만 국한되는 이야기이다. 마치 의학계 자체가 진보된 것처럼 오해하지만 실제로 의학의 본질 면에서는 전혀 진보되지 않았다. 생명은 과학을 넘어선다. 음식은 생명이며 음식과 몸은 하나이다.
음식은 육식보다 채식이 좋고, 채식보다 소식이 좋다. 위의 75%만 채우고 과식은 절대 금물이다. 가능하면 11시 이전에 잠들고 해가 뜨면 바로 일어나고 열심히 걷기 운동을 하면서 우리 몸의 수승화강 상태를 잘 유지하자. 육체와 더불어 영혼의 건강을 위해 꼭 필요한 것은 '웃음과 사랑'이다. 웃음이라는 약은 부작용이 없는 만병통치약이다. 그리고 사랑과 용서는 비상 상비약이다. 늘 깨어서 원수를 용서하고 이웃을 사랑할수록 내 몸에 기적이 일어난다.
자본주의와 상업주의가 합쳐진 요즘 병원이나 의료기관은 환자를 치료대상으로 보기보다는 돈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많다. 현대의학은 특정의 만성병을 불치의 병 또는 절대로 치유되지 않는 병으로 생각한다. 여러 가지 이유를 달지만, 기본적으로는 치유되지 않는다는 관점을 가지고 계속 병원에 오게 한다.
한번 병이 나면 치유되지 않는다는 직선적인 사고야말로 서양사상의 핵심이다. 한번 나빠지면 몸이 계속 나빠지거나, 한번 암이 생기면 계속 점점 더 커질 것이라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자동차나 로켓 등 기계 세계에서는 분석적, 직선적, 비가역적인 배중률(排中律)의 사고방식이 적용된다. 하지만 생명현상을 비롯한 자연계의 모든 것은 통합적, 나선형, 가역적이며 배중률이 존재하지 않는다. 모든 것이 끊임없이 움직이며 변화한다. 백에서 흑으로,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움직이고 있다.
생명현상의 진수는 한마디로 말해 파동이며 나선형이다. 생명현상이 존재하는 한, 조건만 갖추어지면 병은 호전된다. 암도 예외가 아니다. 그러므로 자연치유력을 강화해야 한다. 일상의 음식이 그래서 중요하고, 용서하고 사랑하는 마음이 그래서 중요하다.
자연을 따르면 저절로 낳는다. 치유의 힘은 의사에게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자연으로부터 나온다. 병을 고치려 하지 말고 병을 가진 인간 전체를 치유하는 것이 옳다. 자연치유의 철학적 배경은 전체 의학(holistic medicine), 즉, 인간 전체를 치유하는 의학이다. 그 사람의 몸과 마음과 영성이라는 차원에 대한 통합적 치유를 하는 것이다.
인간 전체를 치유할 때 모든 병은 반드시 낫는다. 비과학적으로 보일 수 있지만, 의학과 과학은 어차피 동의어가 아니다. 의학은 과학이면서도 철학, 심리학, 사회학, 신학, 종교학, 나가서 인간 삶의 모든 것이 다 어우러져 있는 종합 예술이다. 과학이 아니면 의학이 아니라고 고집한다면 아직도 생명에 대해서 모르는 것이다. 수천 년 의학의 역사에서 배웠던 하나의 교훈은 건강과 질병을 규정하는 단일 이론은 영원히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환자분들에게 꼭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 약에만 의존하지 말고 메시지를 알아내자. 전체를 치유하면 병은 반드시 낫는다. 오래 사는 것보다는 건강하게 사는 것이 중요하고, 건강하게 사는 것보다는 선하게 사는 것이 더 중요하다.
의사분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이것이다. 치료법이 없다면 공부하자. 현재의 의학이 제시하는 틀에만 매달리지 말고 새로운 의학을 찾아보자. 고정관념을 버리면 우리는 환자를 돕는 많은 방법을 배울 수 있다. 의학의 본질 자체가 사랑에서 출발한다. 어떤 것으로도 흉내 낼 수 없는 무한한 사랑 앞에 불가능은 없다.
"사랑하는 자여 네 영혼이 잘됨 같이 네가 범사에 잘되고 강건하기를 내가 간구하노라."(요삼 1:2)
영혼과 마음이 건강해야 몸이 건강해지고 모든 일이 잘된다는 뜻으로 필자가 가장 좋아하는 성경 말씀이다. 영혼은 예수님을 닮아가고, 마음은 자연과 생명과 이웃과 자기 자신을 진심으로 사랑하는 마음을 가질수록, 우리 몸은 약에 의존하지 않고 더욱 건강해진다. 이렇게 병원에서 늘 자신 있게 설교하듯 진료하는 것이 필자의 가장 큰 즐거움이다.
※성경에는 "마음의 근심은 뼈를 마르게 한다(잠언 17:22)"라는 말씀이 있다. 이 말씀은 마음(心)에서 시작된 근심이 기와 혈을 거쳐 물질(精)의 세계에서 뼈를 마르게 한다는 뜻이다. 글쓴이는 사람이 마음부터 몸까지 모두 유기적으로 이어져 있는 심기혈정 존재라는 인식으로 통합의학을 연구하고 있는 의사이자 목회자다. 30년 이상 진료실에서 현대의학을 펼쳐온 그는 현대의학의 장, 단점에 대한 분명한 이해를 바탕으로 사람의 전인적인 치유는 몸뿐 아니라 마음 치료가 병행될 때 비로소 이뤄진다고 보고 있다. 글쓴이는 연세대 의과대학 및 동 대학원을 졸업했고 차의과학대학교 통합의학대학원을 나왔다. 연세대 신학대학원에서 교회사와 종교철학을 수학했고 현재 국제독립교회연합회 의료고문/목사, 한국 NLP 최면교육협회 부회장, 한마음 자연치유 상담센터/ 연세바른의원/ TLC 클리닉 원장으로 있다. 연세대 세브란스 병원 외래교수이기도 하다. 통합의학에 관한 글 총 7편을 다룰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