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대담

"전광훈 국민저항권, 사회적 동의 얻지 못할 것"

제3시대그리스도교연구소 김진호 이사 인터뷰(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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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 ⓒ사진=베리타스DB)
김진호 제3시대그리스도교연구소 연구실장.

한국사회 및 개신교 극우화 현상에 대해 오랜기간 연구해온 제3시대그리스도교연구소 김진호 이사를 지난 11일 본지 사무실에서 만났다. 김진호 이사는 '당대비평' 편집주간을 거쳐, 안병무 선생이 설립한 한백교회 담임목사를 지냈다. 그는 한신대 신학대학원에서 안병무로부터 직접 신학을 배운 민중신학자이기도 하다.

최근까지 개신교 진보 진영의 신(新)지식인으로 활동하며 한국교회와 사회의 다양한 현상에 대해 역사적 조건 아래 심층적으로 분석하고 신학적, 문화적 해석을 통해 그 의미를 밝혀내는 작업들을 해왔다. 그의 별명(올빼미)처럼 한국교회를 위한 '미네르바의 부엉이' 역할을 해온 셈이다. 다음은 김진호 이사와의 일문일답. 내용의 분량상 상, 중. 하로 나눠 싣는다.

- 개신교 극우화를 부추기는데 특정 성향의 유튜브 알고리즘의 영향도 있다고 보십니까?

조사가 필요한데 개연성이 있는 것 같아요. 그러니까 이제 사람들마다 다 자기 안에 이제 위기를 겪을 때가 있잖아요. 그런데 이제 그럴 때 그 위기의식에서 탈출하려고 할 때 나의 어떤 중보 집단이 있거나 이를테면 내가 잘하든 못하든 내 편이 되어주는 사람들이 이제 일종의 중보 집단인데 그런 사람이 있거나 혹은 뭐 이제 내가 아주 익숙하게 내 안에 들어 있는 어떤 해석의 메커니즘 같은 게 이게 밈이라고 할 수 있죠.

그런 게 있을 때 내가 나의 위기 의식을 나도 모르게 이제 서사화하게 할 때 그런 것들이 끼어드는 거죠. 나의 중보 집단의 설명과 그 근거가 내 주변에 많으면 내가 극우가 될 가능성이 많은 거죠. 또 극우적인 생각이 내 안에 밈처럼 있으면 내가 극우가 아니었지만 어느 시기에 극우적인 생각에 내가 빠질 수가 있는 거죠.

주변에 그런 환경이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노출의 수가 많을수록 그런 해석 체계에 내가 빨려들어갈 가능성이 많은 거죠. 그래서 이제 어떤 매체가 그런 여러 매체 중에 어떤 매체가 더 나에게 영향을 미치는가라는 이제 그거의 경로에 대한 연구가 있으면 좀 더 우리가 더 쉽게 설명할 수 있을 것 같은데 그런 연구는 별로 없어요. 이를테면 청소년 중학생이나 초등학생 한 5 6학년 되면 벌써 극우적 텍스트들을 접한다고 하는데 그런 경로에 대한 연구가 있고 그것이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게 있다면 조금 더 우리가 쉽게 얘기할 수 있지만 우리는 그거는 잘 모르겠고 그래서 일반적으로만 얘기하면 내 주변에 이제 있는 일종의 기억 체계. 밈 같은 거 그런 거라든가 또 아니면 내가 가지고 있는 이제 사적인 친분 관계 또 온라인 공간을 내가 자주 이렇게 접속한다면 그런 온라인 공간에서 내가 어디에 많이 노출되는지 이런 것들이 이제 극우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이게 일반적인 해석입니다.

- 이사님은 주변에 이제 그 물론 이제 진보적인 분들이 많이 있겠지만 극우적인 성향을 가진 분도 있나요?

친구 중에 극우적인 사람이 있고 또 나중에 극우적인 사람을 내가 만난 적도 있고 그렇습니다. 그런 사람들 중에 되게 나이스한 사람들도 많아요. 그러니까 기본적으로 누군가를 해코지하고 그런 사람들이 아닌데 어떤 부분에서 조금 약간 내 느낌에는 사악하다고 느낄 만큼 이렇게 미움의 체계가 작동해요.

- 정치 얘기가 나오거나 그럴 때 발동이 되는 건가요?

그런 것도 있고 이제 그렇게 해서 친구들이 이제 또 이야기를 하다 보면 나하고 언쟁도 하는데 언쟁하다 보면 이제 얘기 나오는 서사들이 있잖아요. 유튜브에서 얻어 들은 얘기가 많은 그런 것들이 이제 자기 생각을 강화하는 데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 개신교 극우화 세력이 그리는 큰 그림이 있다고 보십니까?

계속 누군가가 그리겠죠. 누군가 그리는데 그 그림들이 다 영향을 미치는 건 아닌 것 같고 그중에 이제 선택되는 거죠. 어떤 것들이 그거는 되게 랜덤한 것 같아요. 그러니까 거기에는 이제 목소리 그런 서사를 만들어내는 빅 스케치를 만들어내는 사람들이 어떤 스피커를 가지고 있느냐도 중요하고 어떤 시기와 매칭되느냐도 중요하고 이렇게 해서 이런 것들이 이제 겹치면서 일어나서 그건 또 올빼미처럼 사후적으로 분석해야 될 사항 같습니다.

- 보수 우파 스타로 등극한 전한길씨가 그리는 그림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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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 ⓒ베리타스 DB)
▲김진호 제3시대그리스도교연구소 이사

네 그러니까 그렇게 말하는 분 자신도 생각이 잘 짜여져 있는 것이 아니고 계속 하면서 그때그때 좀 변화할 거예요. 업데이트 되는 거죠. 어떤 경우는 이제 자기 생각이 바뀌기도 하고 이렇기도 할 건데 이제 더 중요한 문제는 대중이 그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어떤 내러티브 전체를 리딩하고 있지는 못해요. 그러니까 이제 그거는 이제 기자님 같은 분들이 리딩하는 거지 그 대중들은 그냥 그 어떤 요소에 꽂히는 거죠.

그래서 이제 그것이 어떤 스피커가 어떤 무브먼트를 기획할 때 뭔가 이제 세팅이 되면 경로가 만들어지잖아요. 그래서 그런 경로에 사람들이 연결되면서 일종의 이제 막 부글부글 끓는 물들이 어떤 상자 각에 들어 있으면서 그 상자각 모양이 뭐 이를테면 원 이게 타원형이면 타원형 모양으로 열기를 뿜어내고 이제 정사각형이면 정사각형으로 열기를 뿜어내고 이제 이렇게 되는 거죠. 그러니까 사람들이 서사를 이해했기 때문에 그렇게 되는 게 아니고 그것이 이제 어떤 만들어지는 어떤 무브먼트의 어떤 성격에 따라서 이제 그런 것들의 큰 그림과 연결되는 것 같아요.

그래서 어떤 무브먼트들은 또 이렇게 어떤 운동을 하는 사람들이 다 잘 알겠지만 자기가 생각하는 아이디어란 타입만 가지고서 그걸 만들지 못하거든요. 그냥 그때그때마다 뭘 강조하고 뭘 강조 안 하고 뭐 그렇게 다 약간 순간순간 달라지는거죠. 이제 그 거기에는 굉장히 많은 변수가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이제 누가 어떤 말을 하는데 그 사람이 사상이 뭐냐라는 것도 분석할 필요는 있는데 너무 거기에 매달려 갖고는 그 현상을 보기는 힘들지 않을까 싶어요. 요새는 온라인 세계가 이제 액티브하게 활성화된 시대에는 이제 발화자가 따로 있고 수용자가 따로 있는 시대가 아니에요. 그러니까 이제 그것이 훨씬 더 이제 복잡하게 형성되거든요. 그런 데서 전한길 씨가 뭘 말했느냐를 막 너무 꼼꼼히 하나하나 읽어보려고 하는 거가 그 현상을 오히려 못 읽게 할 수도 있는 것 같아요.

- 나무에 너무 집중하지 말고 숲을 보라는 말씀이신가요?

제 생각은 좀 대중 현상을 읽어내는 게 더 중요한 것 같아요. 나도 이게 얼마나 실제로 중요한지는 모르겠지만 그냥 내 생각엔 그렇습니다.

- 이른바 개신교 극우세력과 중도세력에서는 진보 세력에 대해 "선택적 정의를 말한다" "내로남불 이중잣대"라는 비판을 제기하는데 이를 어떻게 보십니까? 그리고 혼란한 시국 속에서 크리스천들이 바른 분별력을 갖기 위해 필요한 잣대가 있다면 무엇일까요?

그 용어가 뭐죠? 트롤리 증후군인가 그거 있잖아요. 왜 열차가 가는데 차선이 이렇게 겹쳐 지게 했다가 떨어지게 하고 이런 거 있잖아요. 그때 이제 열차가 가는데 그 열차를 이제 철길을 살짝 길을 바꿔놓을 수도 있고 양쪽으로 가도 다 사고가 나는데 이렇게 갔을 때는 5명이 피해를 이쪽은 1명이 피해를 입는데 어느 것이 더 정의냐? 정의론 얘기한 마이클 샌델 교수가 말했잖아요. 간단하지 않죠. 한 명이 죽는 게 더 중요할 수도 있고 그거로 인해서 20명이 피해를 보는 게 중요할 수도 있는 거죠.

이제 그래서 지금 이 현상을 갖고 누구나 다 동의할 수 있는 답을 가질 수는 없지만 이제 지금 이 현상에서 이제 윤석열의 친위 쿠데타는 그 그런 정당성을 가지고 있는가 많은 사람들에게 더 좋은 기회를 줄 수 있는 혹은 위험한 이런 판단에서 그걸 막는 것은 어떤가 이런 물음들 또 그것이 이제 원인이라고 이제 얘기하는 것이 적절한가 했을 때도 이제 그런 면에서 이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죠. 근데 이제 그런 사회적 합의에서 저는 지금 내란 그룹들은 합의를 얻지 못한 것 같아요. 저도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지만 그분들의 얘기는 사람들을 설득하는 데 실패한 것 같아요.

그러니까 이제 처벌을 받아야 되는 거죠. 그런 행동은 그런데 나아가서 이제 그렇게 설득시키지 못했을 때 어떻게 하느냐라는 거죠. 이제 거기서 이제 지금 전광훈씨가 이제 이 용어가 뭐였죠? 국민 저항권. 국민 저항권 얘기했잖아요. 그런 국민저항권이 적절한가 이를테면 우리도 사실 그런 국민저항권을 얘기하면서 체제 저항하고 그랬잖아요. 그런데 그것이 일종의 미러링 된 것인데 그때 우리도 이제 그런 것에 대해서 이제 사회적으로 동의를 받지 못한 채로 했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처벌을 받았어요.

나는 동의 안 해도 이제 나중에 와서 우리가 정당성을 얻었으면 정당성을 얻을 수 있기 위한 노력을 해서 얻은 측면이 있죠. 그러니까 이제 이분들도 그 과정을 거쳐야 될 것 같아요. 지금 이렇게 합의가 안 된 상태로 된다면 사회적으로 이제 다수의 사람들에 의해서 이제 만들어진 어떤 정의의 질서에 의해서 처벌을 받아야죠. 그런데 이제 만약에 자기들이 진짜 정당하다면 정당한 것을 입증하는 과정을 거쳐서 사람들을 설득해내야 될 것 같거든요. 설득하는 것이 테러리즘이 되면 안 되겠죠. 이제 그런 과정을 통해서 자기 주장을 표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시위나 구호는 필요하겠지만 그런 구호가 이제 어떤 무차별 테러나 이런 거로 간다면 그것은 이제 더 그분들의 생각을 사람들한테 설득할 수 없게 하는 그런 게 될 것 같아요.(끝)

김진한 편집인 jhkim@verita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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