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교단의 신앙적 특성 무시하고 자신들의 관점으로만 해석"
NCCK의 지원 여부도 관심
한국기독교장로회(총회장 김현배 목사)가 27일 있었던 한기총 이광선 대표회장의 기자회견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배태진 총무와 권영종 평화통일위원장 명의로 성명을 낸 기장은 지난달 15일에 발표했던 '한상렬 목사의 방북 의미'에 관한 논평에서 밝혔던 입장을 재확인하고, 한기총이 '한상렬 목사의 내외신 기자회견문'의 내용 중 "몇몇 단어와 문장만을 취사선택하여 심각하게 왜곡했다"며 유감을 표명했다.
"다수의 한국 기독교인들이 분노를 삭이지 못하고 있다"는 표현 또한 근거 없는 주장이며, 한상렬 목사를 전형적인 친북좌파의 시각을 가진 인물로 묘사한 발언 또한 왜곡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개혁'과 '화합'을 강조해 온 이광선 대표회장 취임 이후 한기총은 천안함 사건과 4대강 사업에 대한 정부의 입장을 공개적으로 지지해 오고 있으나 이번 기자회견의 경우 특정 (비회원)교단의 목회자를 겨냥한 비난이었다는 점에서 다소 이례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는 대북 입장 표명과 관련해 기존의 친정부적인 입장과 궤를 같이 하는 것이라는 지적과 아울러 NCCK로 대표되는 기장 등의 평화통일운동에 대해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한 것이라는 평가다.
성명서에 따르면 한상렬 목사의 기자회견은 지난 정부 이래로 10년간 이어온 대북관계를 현 정부가 전면 부정 극한상황까지 온 것에 대해 원천적인 책임을 이야기한 것이나, 이 대표회장이 전체문맥과 무관하게 "이명박 대통령을 지칭해 천안함 희생자들의 살인 원흉"이라는 표현만을 부각시킴으로써 진실이 왜곡되고 있다는 것이다.
목숨을 걸고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고자 하는 목회자를 거짓예언자로 낙인찍는 데 대해 기장은 장로 대통령이라고 무조건 지지를 보내는 것이야말로 거짓 예언자의 길이라고 반박했다.
기장은 또 WCC 및 NCCK와 더불어 역사와 사회 안에서 교회가 어떻게 세상을 섬겨야 할 지 구체적인 물음을 가지고 교회연합운동(에큐메니컬 운동)을 해 온 신앙적 특성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자신들의 관점으로만 해석하고 있는 한기총의 요구('엄중한 책임을 묻고, 제재를 가하라')를 심각한 도전으로 받아들인다고 경고했다.
한상렬 목사의 신앙양심을 지지하고 설사 문제가 있더라도 자체적으로 해결책을 마련할 것임을 밝히며 기장은 한기총과 이 대표회장에게 공식적인 해명과 사과를 요구했다.
2013년과 2014년 각각 세계교회 양대 연합기구인 세계교회협의회(WCC) 총회와 세계복음주의연맹(WEA) 총회를 개최하는 한국교회가 피해갈 수 없는 주요 의제가 북한과 관련된 평화통일 문제인 것을 감안하면, 이번 기자회견에서 드러난 한기총과 NCCK의 입장 차가 좁혀지지 않을 경우 세계교회에 한국교회의 분열상을 그대로 보여주게 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양측이 만나서 적극적으로 오해를 풀어야 하지 않겠냐는 해법도 제시되고 있다.
이 성명과 관련해 기장과 평화통일운동 동일노선을 걸어 온 NCCK의 지원 여부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