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계의 강력한 대북 인도적 지원 의지가 정부측의 변화를 이끌어 내고 있다.
지난 2일 한기총을 방문한 이재오 특임장관은 "북한에 인도적 지원 차원에서 쌀을 지원하는 일에 종교가 나서는 것은 좋다고 생각하며 정부도 대책을 마련 중"이라고 밝히며 5대 종단 등이 북에 건너가 밀가루를 지원하고 돌아 온 것에 긍정적 입장을 드러냈고, 이어 3일에는 고위 당국자의 입을 빌려 정부측은 (어느 사회단체든)대북지원 신청이 있으면 밀가루든 옥수수든 쌀이든 전향적으로 검토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북한 동포들의 생존권이 달린 문제인 대북 식량 지원 문제에 정부측의 태도에 상당한 변화가 생긴 것이다. 이 같은 정부측의 태도 변화는 대북 인도적 지원에 있어서 만큼은 일치 단결된 모습을 보이고 있는 종교계의 영향력이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기장, 감리교 등 NCCK 회원교단들의 계속적인 대북 지원 촉구 그리고 지난달 말 개신교·불교·원불교·천도교·천주교 등 5대 종단의 모임인 '민족의 화해와 평화를 위한 종교인모임'의 방북과 밀가루 지원 등은 정부측이 대북 지원을 전향적으로 검토하는데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한동안 대북 지원 정책과 관련해 정부측의 입장을 옹호하며 침묵을 지키던 보수 개신교 인사들의 입 바른 말들도 톡톡히 한 몫을 해낸 것으로 평가된다. 보수 교계의 대표격 인사인 여의도순복음교회 조용기 원로목사는 지난 29일 주일예배 설교에서 "성경에는 미워하는 자를 미워하라고 말하지 않고 사랑하라. 원수는 내가 갚아줄 테니까 너희들은 사랑하라고 말했다"며 이 대통령에 북한 동포들을 끌어안으라는 당부의 메시지를 전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