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교회

교회사학계의 거목 이장식 박사 출판기념회 성황리 개최

“동·서양 아우른 사관으로 교회사 서술, 가장 큰 공헌”

▲혜암 이장식 박사(한신대 명예교수)의 90회 생신 및 출판기념회가 16일 오후 5시 소공동 롯데호텔 3층 사파이어볼룸에서 열렸다. 서울신학대학교 강근환 전 총장이 설교하고 있다. ⓒ베리타스

한국 교회사학계의 거목(巨木) 이장식 한신대 명예교수(90)의 저서 『이장식 박사의 세계 교회사 이야기』 출판기념회가 16일 오후 5시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사파이어볼룸에서 열렸다.

출판사 베리타스프레스(대표 김진한)가 주최한 이번 출판기념회는 황성규 한신대 명예교수의 기도, 강근환 서울신대 전 총장의 설교, 김홍기 감신대 총장의 서평, 서광선 이화여대 명예교수 및 조인형 강원대 명예교수의 축사 순으로 진행됐다.

이장식 박사는 90세의 노령에도 불구하고 한국교회 평신도들을 향한 애정을 가지고 지난 1년 반 동안 집필에 힘썼다. 그는 책의 서문에서 “한국교회는 초기의 외국선교사 군림 시대를 지나 한국본토민 목회자 집권의 명암(明暗) 시대를 거쳐, 이제는 교회의 평신도들이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된 자질을 갖추어 교회의 파수꾼이 되어 지도력을 발휘할 때이므로, 그들이 반드시 교회의 역사를 알아야 할 것이다”라고 집필의도를 밝혔다. 이번 책은 초대교회부터 현대교회에 이르는 방대한 세계교회역사를 담고 있으며, 아시아기독교사를 오랫동안 연구해 온 저자의 학문적 여정을 반영해 서양뿐 아니라 동양교회의 역사도 비중 있게 다뤘다.

▲감리교신학대학교 김홍기 총장이 서평하고 있다. ⓒ베리타스

서평을 맡은 감신대 김홍기 총장은 이번 책에 대해 “서양과 동양을 아우르는 사관을 가지고 교회사를 서술한 것이 큰 교회사적 공헌이다. 2천년 교회사 속에서 동양의 위치가 많이 고양되고 있다”고 평했다. 또 “다른 교회사 책보다 특성화된 요소들이 많다”며 ▲최근 문제가 된 이슬람과 기독교의 관계를 자세히 서술함으로써, 기독교가 이슬람에 대해 전투적 자세가 아닌 대화하는 자세를 갖도록 돕는다 ▲교회와 국가가 어떤 관계를 맺어야 하는지를 잘 해석하여주고 있다 ▲인도, 동남아, 아프리카 등 여러 선교지역의 역사를 자세히 소개하고 있다 ▲웨슬리의 부흥운동, 미국의 대각성운동 등 부흥운동을 부각시켰다고 밝혔다.

덧붙여 “열린 복음주의(liberal evangelicalism)적 사관을 가지고 서술한 점이 돋보인다”며 “갇힌 복음주의를 넘어 열린 복음주의를 가지고 세계교회협의회 제10차 총회(2013, 부산)를 잘 개최해야 할 것”이라는 당부를 교계 인사들에게 전하기도 했다.

설교를 맡은 강근환 서울신대 전 총장은 “교회사는 사도행전의 연속으로서, 교회사를 기술하는 사명이란 바로 사도행전을 계승하여 복음의 순수성을 전승하는 것이다. 이번 책이 복음을 전승하는 교회사 본연의 사명을 다할 것으로 믿는다”고 축하했다.

▲서광선 이화여자대학교 명예교수(본지 논설주간)가 축사하고 있다. ⓒ베리타스

축사를 맡은 서광선 이화여대 명예교수는 이장식 박사의 선교사로서의 삶을 반추했다. 이장식 박사는 은퇴 후 70세에 케냐로 가, 무려 14년 동안 그곳 PCEA(Presbyterian Church of East Africa) 산하 신학교에서 교회사를 가르쳤다. 이 학교를 졸업한 아프리카인 신학생들은 목사가 되어 사막의 벽지에 나가 교회를 개척했다. 때로는 이 박사 직접 교회를 개척했고, 아내 박동근 선생과 함께 아프리카 어린이들을 위한 유치원과 초등학교를 세우기도 했다.

서광선 박사는 “1990년대 초 겨울, 케냐 나이로비 근처 시골마을에 자리잡은 사택에서 선교사 교수님과 사모님을 뵈었다. 그 황량한 벌판에서 두 분이 나란히 서서 저를 맞이해주셨을 때의 모습은 그야말로 그림 같았다”며 “그때 한국의 슈바이처를 만난 것 같은 감동을 받았고, 이화여대에서 봉직하고 있던 나에게 ‘나도 은퇴하면 교수님처럼 아프리카 선교사로 훨훨 떠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게 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 90세 연세에 접어드셨는데, 그 흔한 자서전이 아니라 평신도와 신학생이 읽어야 할 기독교역사를 이야기식으로 정리하여 선물로 내어놓으셨다. 제가 만 80세인데 앞으로 10년 동안 교수님의 뒤를 따라서 연구하여 이만한 학술서적을 쓸 수 있을지 자신이 없다. 그래서 오늘 출판기념회가 더욱 의미가 있고 자랑스럽고 존경스럽다”고 축하했다.

또 이번 책이 “선교를 해본 사람의 책인 동시에, 선교를 당한 제3세계의 피선교국의 학자가 쓴 책으로서 그 시각이 분명하다”는 평을 덧붙였다.

내빈을 대표하여서는 NCCK(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김영주 총무가 인사말을 전했다. 김 총무는 “이 책을 통해 많은 그리스도인들이 역사라는 뿌리로부터 영양분을 공급받아 건강한 신앙생활을 해나갈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 혜암 이장식 박사(본지 회장)가 응답과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있다. ⓒ베리타스

이어지는 축하의 인사 속에 연단에 오른 이장식 박사는 “사실 오늘 행사는 축하를 받으려 만든 것이 아니다. 오래 만나보지 못한 친구들과 동료들을 한번 만나보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며 행사장을 가득 메운 사람들에게 정감 어린 인사를 건넸다.

그는 “나 역시 학생 때에 주로 서양교회사만 배웠고, 지금도 대부분의 신학교가 서양교회사만 가르치고 있다”고 안타까워하며 “이 책을 쓸 때 아시아교회사를 반드시 써야겠다고 생각했고, 예전에 펴낸 <아시아 고대 기독교사>가 많은 참고가 되었다”고 밝혔다.

90평생 대부분을 교회사 연구에 바친 이장식 박사는, 교회사에 대해 “교회의 스토리를 사람의 이야기로만 듣지 않고 그것에서 하나님의 구원의 역사의 이야기를 듣는 귀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교회의 역사 중에서도 “신도들의 고난과 의로운 죽음의 이야기는 우리의 경건한 회상의 대목”이라며 “우리 그리스도교 신앙의 전승도 교회를 이루고 있는 평신도들에게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이 밖에 이번 출판기념회 축도는 한국기독교장로회(이하 기장) 증경총회장 백형기 목사, 축가는 CCM 가수 송정미씨가 맡았고, 주요 내빈으로는 강문규 지구촌나눔운동 이사장, 강석찬 초동교회 전 담임목사, 김경재 한신대 명예교수(본지 편집자문위원), 김이곤 한신대 명예교수, 김영한 한국기독교학술원 원장, 김주한 한신대 교수, 김창락 제3시대그리스도교연구소장, 김흡영 강남대 교수, 김흥수 목원대 교수, 박명수 서울신대 교수, 박진탁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장, 배태덕 서울성남교회 담임목사, 안재웅 전 CCA(아시아기독교협의회) 총무, 오재식 월드비전 전 회장, 윤길수 기장 전 총무, 이덕주 감신대 교수, 이재천 기장 목회와신학연구소장, 이형기 장신대 명예교수, 장재형 美올리벳대학교 전 총장, 주재용 한신대 전 총장 등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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