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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연재- 이장식의 교회 역사 이야기(11)

초기 그리스도교 문서

본지는 한신대 이장식 명예교수의 교회 역사 이야기를 연재합니다. 이 교수는 얼마 전 본지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예수는 평신도였고, 초대교회 예수 운동을 이끈 무리들 역시 평신도들이었다"며 교회사에 큰 기여를 한 무명의 평신도 그리스도인들을 조명했습니다. 앞으로 연재되는 글이 평신도들의 신앙 생활 함에 있어 좋은 길잡이가 되어 줄 것으로 기대합니다. -편집자주 


클레멘트의 제1서신

클레멘트는 로마 교회의 세 번째 감독인데 96년경에 고린도 교회에 편지를 보냈다. 그의 편지는 바울의 목회서신을 닮았는데 바울이 고린도 교회에 보낸 편지보다 더 길어서 고린도 교회가 이 서신을 오래 두고 읽었다.

클레멘트는 이 편지에서 장로의 권위를 존중하고 사도의 전승을 잘 계승하도록 젊은 사람들은 분쟁을 끝내라고 권한다.

클레멘트는 믿음으로 의롭다 함을 받는 의인(義認)의 교리를 강조하면서 동시에 교인들의 겸손, 친절, 순종 및 의로운 행동과 도덕적인 생활을 강조하였고, 감독의 지위와 권위가 평신도와 구별되는 것을 인식시킴으로써 성직제도의 확립을 시사하였다. 그리고 감독이 사도의 위치에 서는 것을 말하였다. 이것이 후대의 로마 가톨릭 교회의 성직자 계급제도의 토대를 놓아서 로마 교회의 감독이 예수 그리스도의 대리자라고까지 믿게 한 것이다.

이그나티우스의 서신들

사도시대에 이미 교회의 지도자였던 이그나티우스는 안디옥 교회의 제2대 감독이었다. 그는 시리아 지방의 많은 교회를 지도하였고 박해에 맞서 싸우던 일곱 교회들에게 필요한 교훈을 순교하러 가는 도상에서 편지로 전하였다. 그 편지들은 간단하였지만 교회에 대한 애정이 묻어나는 것들이었다. 그는 감독을 사랑하며 순종하고, 감독을 중심하여 조화와 일치를 이루어 교회의 분열을 막으라고 권고하였다. 그리고 당시의 이단사상인 영지주의를 의식하여 예수 그리스도가 하나님의 경륜을 따라 마리아로부터 난 다윗의 자손임을 강조했다. 즉 예수는 우리와 같이 육신을 가진 분이며 이것을 믿지 않는 것은 이단으로 정죄하였다.

그는 유대교와 그리스도교를 구별할 것을 말하면서 우리는 곧바로 유대교를 믿지 않고 그리스도교 안에서 유대교를 믿는다고 하였다. 감독의 직책과 함께 집사의 직책을 존중할 것을 말하는데, 집사직은 예수 그리스도를 대표하며 감독처럼 성부의 역할을 한다고 강조하였다. 이처럼 집사직이 성직계급에 있어서 신부의 바로 아래에 있고 집사가 승진하여 신부가 되는 것이 중세교회의 제도가 되었다. 

로마 교회에 보낸 편지에서는 자기가 로마의 투기장에서 짐승의 이빨에 찢겨 고난을 당할 것을 강조하면서, 그러나 이는 로마 군인에게 끌려가 할 수 없이 죽는 것이 아니고 자진해서 형장에 나아가는 것이라고 말하고 우리 하나님의 수난을 본받자고 하였다.

이그나티우스의 편지에서 노회(presbytery)라는 말이 처음으로 나온다. 노회당 감독이 단 한 사람 있어서 장로들과 집사들과 함께 교회를 다스릴 것을 말하는데 이때부터 한 교회에 감독 한 사람, 또 노회에는 노회장 격인 감독이 한 사람 있게 하는 제도를 세운 것 같다. 이것이 단일감독제도인데 이것으로써 교회의 일치를 강화하고 보전한 것이었다.

빌립보 교회에 보낸 폴리캅의 편지

서머나 교회의 감독 폴리캅이 빌립보 교회에 보낸 편지도 일종의 목회서신이다. 부부가 서로 사랑하여 정조를 지키고 자녀들에게 하나님을 두려워하는 신앙을 가르치도록 지도하라고 하였다. 과부들을 신앙의 바른 길로 인도하여 거짓증언하거나 돈을 사랑하거나 남을 중상하는 일이 없게 하고, 집사들이 일구이언하는 일 없이 모든 사람의 종이 되게 하라고 하였다. 젊은이들이 악에서 떠나 음행과 동성애 하는 일이 없게 하고 과부와 고아와 빈자와 병자들을 돌봐야 한다는 등 장로의 책임을 가르쳤다.

서머나 교회가 빌로멜리움 교회에 보낸 편지가 있는데 서머나의 감독 폴리캅의 순교 이야기를 자세하게 기록한 것이었다. 박해 아래에서 그리스도인들이 순교할 수 밖에 없는 경우가 많아서 폴리캅의 순교 이야기를 모범으로 소개하여 신도들의 신앙의 준비를 도운 것이었다.

12 사도들의 교훈

이 책은 시리아의 교회에서 사용하던 신앙생활 지침서인데 교훈이란 의미의 디다케(Didache)라 불린다. 이 책은 그리스도인의 생활과 교회의 기강을 자세히 언급하고 있는데 특별히 전도자의 자세와 전도자와 교사에 대한 교회의 존경과 함께 엄격한 규정을 명시하고 있고 거짓 전도자나 교사에 대한 경계도 엄명하고 있다.

바나바의 서신

신약성서 정경에는 편입되지 못했지만 초대교회 신도들에게 많이 읽힌 이 서신은 AD 1세기 말이나 2세기 초에 쓰였고 그 내용에는 유대교를 폄하하는 것이 많다. 저자 바나바가 누구인지는 분명하지 않으나 혹시 바울의 선교동역자 바나바일지도 모른다.

저자는 율법이 문자상의 의미가 전부가 아니고 장차 오실 예수 그리스도의 그림자와 같은 것이라고 하였다. 이렇게 구약의 본문을 문자 그대로 해석하지 않고 우의적(寓意的)으로 해석하였다. 아브라함이 318명에게 할례를 시행하였는데 318을 뜻하는 희랍어 글자가 예수(IH)와 십자가(T)를 붙인 것과 같다고 하여 그 할례는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의미한다고 하였다.

나아가 구약의 하나님과 신약의 하나님은 다르다면서 그리스도교에서 구약은 제외되어야 한다고 하였다. 구약을 그리스도교에서 제외시켜야 한다는 주장은 영지주의자들도 하였지만 그리스도교를 비판한 로마의 대학자 켈수스(Celsus)도 그러한 주장을 하면서 그리스도교가 구약을 제외시키면 훨씬 수용하기 쉽다고 말하였다.

헬마스의 목양자(Shepherd of Hermas)

헬마스의 목양자라는 책은 150년경에 쓰였는데 이 책은 신약성서에는 편입되지 못했지만 초대교회 사이에 널리 애독되었다. 이 책에는 비유적으로 쓴 여러 이야기가 있는데 다 어떤 교훈을 주기 위한 것들이다.

이 책은 당시 교회의 집사들이 자선사업을 위하여 모은 헌금을 사사롭게 유용하고 목회자들이 교만하고 태만하였다고 기록한다. 신앙적, 도덕적 과오와 비리를 폭로한 셈이다.

또 세례받은 신도가 범죄하면 용서받을 길이 없다고 가르친 당시 교회의 기강을 말하면서 그것이 두려워서 낙망하지 말라고 위로하고, 세례받은 후의 범죄는 한 번만 용서하고 그 이상 용서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하였다. 범죄자의 용서는 손쉽게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고 참회하는 고행을 거치면서 자기 영혼을 괴롭혀야 한다고 가르쳤다. 이러한 주장이 후대 교회가 논하게 된 재세례문제와 고행의 교리의 기원이 된다.

이 책에서 저자는 삼위일체 이론을 설명하였지만 미숙한 것이었고 그리스도론도 조잡한 것이어서 거론할 것이 못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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