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식 교수의 창조신학을 문제 삼으며 징계를 시도하고 있는 서울신대 학교 당국의 입장에 박 교수가 "학자의 글에 대한 왜곡과 변조 , 위조를 넘어 이제는 '아무 말 대잔치'를 하는 것으로 여겨진다"며 유감의 입장을 표명했다.
박 교수는 28일 새벽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답변과 입장'이란 제목의 글에서 "저의 창조신학을 처음 문제 삼을 때부터 말했다. '도대체 무엇이 문제입니까? 문제를 말씀하시면 수정하겠습니다.' 하지만 돌아온 답변은 허망했다. 처음에도 그랬지만 지금까지도 계속 정확한 근거도, 신학적 논리도 없이 터무니없는 허깨비 주장만 하니, 참으로 안타깝다"며 이 같이 밝혔다.
박 교수는 자신의 창조신학에 유신진화론 프레임을 씌워 문제 삼으려는 시도에 대해서도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는 "언제부턴가 유신진화론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기사화되고 있지만, 자신들이 조야하게 만들어 놓은 유신진화론과 저의 창조신학은 아무런 관계가 없다"며 "저는 창조와 진화의 주제를 포함하여 신학과 과학이 서로 다른 층위에서 다루는 주제들을 갈등과 대립의 관점이 아니라 비판적 대화의 관점에서 논의할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또 "이러한 과제는 한국교회가 감당해야 할 지성적 책임과 선교적 사명에도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성서가 증언하는 창조신앙에 근거할 때, 창조와 진화는 상호대립이나 양자택일이 아니라 비판적 수용과 대화의 관계로 이해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창조과학에 대한 비판도 빠트리지 않았다. 박 교수는 "정작, 왜 지구연대를 6천 년이라 주장하며 '5월 예수 탄생설'을 주장하는 창조과학자를 학교에 끌어들였는지, 그리고 왜 지금도 창조과학을 옹호하고 있는지에 대해서 학교 측은 꿀 먹은 벙어리 모양 아무런 답변이 없다"며 "신입생 유치를 위해, 즉 돈을 벌기 위해 사이비 신학을 학교에 끌어들였다는 것은 교육기관으로서, 신학대학으로서 정당한 변명이라 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박 교수는 이어 "창조과학에 대한 비판은 창조과학을 주장하는 분들에 대한 비판은 아니다. 그분들의 인격과 신앙은 훌륭할 수 있다. 또한 자신의 분야에 탁월하신 과학자들도 있을 줄 안다"며 "다만 성경책을 과학책으로 읽으며, 거기서 과학정보를 캐내려고 한다든가, 과학정보를 무리하게 신학과 일치시키려 하는 시도는 신학과 과학 양 측면에서 모두 비판받을 수밖에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과학계로부터 또 신학계로부터도 인정 받지 못하는 유사 과학이자 유사 신학에 불과한 창조과학을 계속해서 학교로 끌어들이려는 학교 당국을 향해 우려의 목소리도 높였다. 그는 "과학계와 신학계에서 전혀 인정도 받지 못하고 학문적 근거로 인용될 수도 없는 내용을 성결교단의 교육기관인 서울신학대학교 신학전문대학원에서 가르쳤다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라며 "더 나아가 최근에 또다시 창조과학을 신학대학원 신앙수련회에서 설교하도록 했다는 점은 매우 염려스러운 일이라고 저는 생각한다. 이에 대해 학교 측은 솔직하게 입장을 밝혀야 할 것이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