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리타스

[심광섭의 미술산책] 훌륭한 설교자에 대한 루터의 주장Jun 05, 2014 11:38 PM KST

루터에게 제사장 직분의 바른 수행은 말씀의 선포에 있다. 말씀 선포의 핵심은 그리스도의 선포이다. 루터는 “그리스도의 업적과 삶과 말씀에 대한 지식을 처세를 위하여 역사적 사실로만 설교하는 것은 충분하지 않다”고 힘주어 말한다. 훌륭한 설교자란 그리스도에 대한 신앙이 수립되어, 그리스도께서 그리스도이심을 말하는 것으로 그치는 게 아니라 당신과 나를 위한 그리스도가 되며 그리스도의 가르침과 사역이 우리 가운데 효과가 나타나기 위하여 그리스도가 설교되어져야 한다. 설교자는 “왜 그리스도가 오셨고 무엇을 그가 가져오시고 주셨으며 또한 그를 받아들이는 것이 우리에게 무슨 유익이 되는가 하는 것”을 설교해야 한다.[루터, 중에서]

[산티아고 영성순례기] 라라소아냐의 어둔 밤May 13, 2014 12:29 AM KST

어둠이 찾아온다. 어둠이란 ‘공간’은 불안, 회피, 우울, 절망, 혼돈, 무질서 등으로 우리에게 언제나 부정적 인식의 대상이다. 늘상 찬란하고 완전한 빛이 찾아옴으로 어둠은 범죄자인양 슬그머니 자리를 떠나고 마는 것처럼 여겨졌었다. 그런데 웬일일까? 오늘은 어디서부터인지 모르게 찾아오는 어둠이 복되다. 너그럽게 감싸주고 덮어주는 캄캄함이 오히려 정의로운 빛을 밀어내듯이 우리 곁으로 다가오는 밤이다. 아! 어둠은 기도의 시간이다. 빛 속을 살며 나그네로 걸었던 고통과 먼지와 인내와 상처를 씻어낼 뿐만 아니라 지혜와 인도하심과 자비하신 주님께 향한 감사를 채우는, 성찰과 묵상으로 깊어가는 시간이 어둠이다. 소란과 분주함과 근심과 조급함의 발걸음을 멈추고, 기쁨과 푸른 초장과 신선한 시냇물가 베푸신 주님의 사랑을 아름다운 찬송으로 영광 돌리는 평화의 시간, 그것이 어두운 밤이다.

[심광섭의 미술산책] 자본과 구원May 09, 2014 08:34 AM KST

“만일 예수께서 돈을 저축하신다면 그분께서는 어디에서 쇼핑하시는지 알고 싶다.”(If Jesus saves, I want to know where he shops.) 이 글은 미국의 어느 화장실 벽에 쓰여 있는 낙서다. 물은 이 글은 동사 “구원하다(to save)”를 의도적으로 오독한 것이다. 그리고 이 동사는 명사 “구원(salvation)”과 관계되어 있음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그러나 이 낙서는 다음과 같은 더 깊은 현실적인 물음을 제기한다.

[산티아고 영성순례기] 라라소아냐의 까사 엘리타

[산티아고 영성순례기] 라라소아냐의 까사 엘리타May 08, 2014 07:11 AM KST

라라소아냐 다리 밑 냇가에서 두 시간을 혼자 기다린 세빈이를 만난 마음은 복잡한 감정의 뒤엉킴이었다. “세빈아, 일단 알베르게에 가 보자.” 아르가 강 다리를 건너자 낡은 교회-성 니콜라스 예배당(13C경)-가, 오래된 친구들이 서로 다정하고 반가운 대화를 나누듯이 주변의 건물들과 정겹게 어울리고 있다. 높지 않은 종탑 벽에는 영혼의 깊은 곳까지도 흔들어 버릴 듯한 땡그렁 소리를 품고 있을 육중한 쌍둥이 종이 고개를 내밀고 있다.

[산티아고 영성순례기] 수비리에서 멈추어야 했다

[산티아고 영성순례기] 수비리에서 멈추어야 했다May 01, 2014 07:42 AM KST

에로 봉우리에서 내려가는 골짜기는 바위와 자갈이 뒤섞인 험한 길이다. 까미노 전체 여정에서 만나는 가파른 내리막 경사 중에 단연 으뜸이다. 4킬로미터 정도 구간이고, 정상적인 걸음이라면 한 시간 소요되지 않을 거리이다. 그러나 전날 생장피드포르에서 피레네 산맥을 넘어왔다면 사정은 다르다. 더욱이나 걷기에 익숙하지 않은 우리들에게는 참 험난한 여정이다. 그렇게 ‘게걸음’으로 절룩이면서 한 시간 반 정도 내려 왔을까? 오후 4시쯤 되니 아래쪽으로 붉은 지붕들이 있는 수비리 마을이 드러나기 시작한다. 시원한 물줄기 흐르는 수비리 마을이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었다. 우리는 수비리 마을을 지나 라라소아냐Larrasoana까지 6킬로미터 이상을 더 가야 한다. 나중에 따져보니, 우리 내외가 수비리에서 라라소아냐로 갈 즈음에 세빈이는 라라소아냐에 이미 도착하였다.

[산티아고 영성순례기] 걸어보고 힘든 줄 알았다

[산티아고 영성순례기] 걸어보고 힘든 줄 알았다Apr 26, 2014 07:22 AM KST

잠깐 쉬었다가는 걸음걸이가 가벼워질 것이라는 생각은 어제도 틀렸고 오늘도 틀렸다. 어깨는 다시 무겁고 다리는 천근만근이다. 내리 쬐는 태양의 기세는 거침이 없다. 한길사(2008)에서 출판된 책, ‘두 남자의 산티아고 순례일기’의 지은이는 순례여정길에서 참 독특한 표현을 사용한다. 너무 힘들 때마다 튀어 나오는 말, 그것은 ‘닝기리죠또’이다. 이게 정확히 무슨 말인지는 잘 모르겠으나, 은어와 육두문자를 조합한 비속어 표현임에는 틀림없어 보인다. 책을 읽으면서, ‘오죽 힘들었으면 그랬을까?’ 하는 생각을 많이 했었다. 그런데 정작 걸어보고 나서 정말 힘든 줄 알았다.

[이충범의 물에서(1)] 어설픈 첫 걸음마

[이충범의 물에서(1)] 어설픈 첫 걸음마Apr 24, 2014 05:29 AM KST

“긴급상황입니다. 불쌍한 초보를 도와주세요. 20와트짜리 수중펌프를 빵빵 돌려서 보름이상 물잡이를 했고 그동안 물잡이용 물고기가 잘 살고 있었는데 이게 웬일인가요? 금붕어 기를 때 산소가 부족하면 이런 현상이 일어났는데 혹시 산소부족은 아니겠죠?”

[심광섭의 미술산책] 부활한 자의 십자가Apr 22, 2014 06:49 AM KST

예수께서는 십자가상에서조차 춤을 추신다. 십자가상에서 무아지경의 춤이라니...??(성경에 충실한 분들이라도 성경에 없는 얘기를 한다고, 그림과 조직신학은 인위적 조작신학이라고 꼬집지 말아주시길 부탁드린다. 다 아니까요...)

[산티아고 영성순례기] 결국은 각자 걷는 길Apr 22, 2014 06:47 AM KST

날씨는 더욱 신선해지고 청명해졌다. 비온 뒤 갠 하늘은 그지없이 깨끗하다. 목회자로, 목회자의 아내로, 목회자의 자녀로 산다는 것은 보이지는 않지만 묵직한 멍에가 주는 부자유함과 무게감을 감당해야 하는 굴레이다. 그것은 주인이 벗겨주지 않으면 결코 벗을 수 없는 무한 구속의 장치이다. ‘내가 주의 영을 피해서 어디로 가며, 주의 얼굴을 피해서 어디로 도망치겠습니까? 내가 하늘로 올라가더라도 주께서는 거기에 계시고, 스올에다 자리를 펴더라도 주님은 거기에도 계십니다. 내가 저 동녘 너머로 날아가거나, 바다 끝 서쪽으로 가서 거기에 머무를지라도, 거기에서도 주의 손이 나를 인도하여 주시고, 주의 오른손이 나를 힘있게 붙들어 주십니다.’(시139:7-10)

[심광섭의 미술산책] 성금요일: 피에타(Pieta)

[심광섭의 미술산책] 성금요일: 피에타(Pieta)Apr 19, 2014 12:16 AM KST

성모 마리아님, 당신은 아들의 주검을 안고 슬퍼할 수 있어 그래도 행복하십니다. 성모님, 지금 여기는 침몰한 여객선 안에서 실종된 어린 생명들 때문에 온 나라가 초상집이랍니다. 배가 인양되고 나서야 주검이라도 안아볼 수 있게 될 어머니들을 떠올리기만 해도 가슴이 메어지고 찢어집니다. 그러나 그 일도 언제일지 기약할 수도 없는 나라꼴이랍니다.

[심광섭의 미술산책] 한 가닥 희망 바다 속으로 침몰

[심광섭의 미술산책] 한 가닥 희망 바다 속으로 침몰Apr 18, 2014 07:08 AM KST

진도 앞바다 여객선 침몰 침몰 후 40여 시간이 지나는데도 구조 소식은 없고 구조를 기다리는 한 가닥 희망의 마음마저 점점 바다 속으로 침몰한다

[심광섭의 미술산책] 고갱의 황색 그리스도

[심광섭의 미술산책] 고갱의 황색 그리스도Apr 17, 2014 04:33 AM KST

폴 고갱의 「황색 그리스도」는 예수께서 골고다의 언덕이 아니라 프랑스 북서 지방인 퐁타방 브르타뉴에서 책형을 당하고 있다. 고갱은 1886년 이곳을 찾은 이후 이곳 농민들의 삶과 이들의 관습에 매료되어 있었다. 십자가의 예수가 역사적 배경과 분리되어 있는 것으로 보아 화가는 골고다의 역사적 재현에는 관심이 없어 보인다. 가을 색감이 완연한 가운데 후경으로 생트마르게리트 언덕이 보인다.

[산티아고 영성순례기] 여유와 긴장이 교차하는 길

[산티아고 영성순례기] 여유와 긴장이 교차하는 길Apr 14, 2014 05:20 PM KST

하얀 벽, 초록색 덧창이 눈에 띄는 부르게테Burguete 호스텔을 지나 좀 더 올라가면, 도로 왼쪽에 아치형태의 회랑이 있는 부르게테 관공서 건물이 나타난다. 회랑을 마주한 플라타너스 공원은 시원한 그늘을 만들고, 공원 뒤편 나지막이 자리한 프론톤 바르Fronton Bar는 순례자들의 달콤한 휴식처이다. 몇몇 순례자들은 이른 아침, 빈속의 허전함을 빵 한 조각, 커피 한 잔으로 채우고 있다. 프론톤 바르 옆에는 영혼의 쉼터인 성 니콜라스 교회당Iglesia de San Nicolas de Barii이 중세의 시간과 공간을 그대로 간직하며, 거룩한 소원 품은 순례자들의 무사한 여행을 위해 간절히 기도하고 있다. 교회당 정면 꽃문양의 원형 벽감 가운데에 있는 둥근 시계는 우주의 중심처럼 보인다.

[산티아고 영성순례기] “부엔 까미노” 그리고 부르게테의 헤밍웨이

[산티아고 영성순례기] “부엔 까미노” 그리고 부르게테의 헤밍웨이Apr 10, 2014 06:53 AM KST

신선한 아침 공기가 가슴 깊숙이 스며들어와, 혈관을 타고 온 몸 구석구석 가득 퍼진다. 해가 뜨긴 한 것 같은데 두꺼운 구름에 가려 언제 나올지 모르겠다. 짙은 초록 나무 사이로 평평한 동굴 모양의 완만한 내리막길이 이어지고, 언제 비가 왔었냐는 듯 길은 말라있다. 순례자들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얼굴 가득 미소를 담고 서로 인사한다. “올라Hola!” 이 말은 ‘안녕’이란 뜻의 스페인 말인데, 대수롭지 않은 이 인사말이 묘한 감동을 일으키며 가슴 쿵쾅거리는 경험을 하게 해 주었다. 먼저 지나가면서 “올라Hola!”, 쉬고 있는 나그네에게도 “올라Hola!”, 동네 사람들에게도 “올라Hola!”, 좀 전에 만났던 순례자 또 만나면서 “올라Hola!”를 외친다. 그러다 보니 서로 “올라Hola!” 하면서 웃는다.

[심광섭의 미술산책] 사도신경: “descendit ad inferna”Apr 09, 2014 07:44 AM KST

예배 때마다 고백하는 사도신경의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고백은 그리스도의 ‘인격’(person)에 대한 고백과 그리스도의 ‘사역’(일, works)에 대한 고백으로 이루어진다. 인격에 대한 고백은 비교적 간결한데 비해 사역에 대한 고백은 길다. 인격에 대한 고백은 명사가 중심인데 반해 사역에 대한 고백은 동사로 이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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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족적 편견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교회

"모든 형태의 편견은 모든 인간에게 있는 고질적 질병이다. 그것은 생존의 수법이다. 그러므로 참 사람이 되는 길은 편견을 버리지 못하는 한 불가능하다. 편견은 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