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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연재- 이장식의 교회 역사 이야기(26)

고스족 교회

본지는 한신대 이장식 명예교수의 교회 역사 이야기를 연재합니다. 이 교수는 얼마 전 본지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예수는 평신도였고, 초대교회 예수 운동을 이끈 무리들 역시 평신도들이었다"며 교회사에 큰 기여를 한 무명의 평신도 그리스도인들을 조명했습니다. 앞으로 연재되는 글이 평신도들의 신앙 생활 함에 있어 좋은 길잡이가 되어 줄 것으로 기대합니다. -편집자주 

2. 고스족 교회

2세기 이후로 북유럽 다뉴브강 이북에 살던 게르만족 중에서도 고스족이 로마제국에 가장 위험한 세력이었다. 이 민족이 로마제국의 영토 안에 살기를 원해서 고스족 사람들이 로마군대에 징용되었고 어떤 사람은 장교로 임명되기도 했고 235년에는 대장으로 있다가 황제가 된 막시미누스가 있었다. 이 시절은 로마인이 아닌 이민족 장군들이 황제가 되던 때였다.

아시아의 흉노족(Huns, 匈奴)이 376년에 고스족들이 살던 지방을 침략했을 때 고스족들은 로마 국경을 넘어 8천여 명의 망명을 로마 정부에 요청했으나 거절당하자 반란을 일으켰는데, 로마 군대는 그들을 진압하는 데 실패했다. 410년에 로마시를 함락시킨 알아릭은 로마 군대에 복무했던 한 장교였다.

264년에 오늘날의 루마니아 지역에 살던 고스족이 소아시아 지역으로 침공해 들어갔을 때 희랍인 그리스도인들을 포로로 잡아왔는데, 그들의 생활이 아주 모범적이어서 고스족 주인들을 감동시켰다. 이 그리스도인 포로들 중의 한 사람이 최초로 고스족 지방의 교회의 감독으로 임명된 울필라스(Ulfilas)의 조부였다. 울필라스는 희랍어 교육을 받았고, 콘스탄티노플 교회 감독이 그에게 고스족 선교 사명을 맡겨 파송했다.

콘스탄티노플 교회가 아리우스주의를 지지하던 때여서 울필라스도 아리우스파에 속하였다. 그래서 교회사는 그의 선교활동을 높이 평가하고 있지 않다. 그는 고스족에게 글을 가르치고 그리스도교 신앙을 심어주고 희랍어 성서를 고스어로 번역하였는데 이것이 게르만어 번역의 최초의 성서였다. 그가 아리우스주의의 신학에 따라 예수 그리스도를 성부 하나님보다 낮은 하나님이라고 가르쳐서 니케아 정통신앙과 달랐지만 그래도 그리스도교를 전한 것이었으므로 로마시를 함락시킨 알아릭 장군의 휘하 군인들 중에는 그리스도교인들이 있어서 로마시의 파괴가 덜 심했고 알아릭이 성 베드로와 바울의 성당을 보호해준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요한 크리소스톰(Chrysostom, 347~407)이 콘스탄티노플의 감독으로 있을 때 고스족의 한 교회 교인들을 초청하여 예배를 드리면서 ‘이리와 양이 같이 풀을 뜯는다’는 이사야의 말을 인용하여 설교하였다. 고스족은 사나운 이리와 같은 민족으로 여겨졌는데 이 사나운 민족이 그리스도의 양과 한 우리에서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 있는 것을 비유로 말하였다. 신학사상이 좀 달라도 예수 그리스도를 구주로 믿으면 다 구원을 받는다는 말이다. 그는 유명한 설교자여서 별명이 ‘황금입’이다.

크리소스톰은 안디옥 교회의 감독이었을 때 수도사처럼 그리스도인들이 검소하고 절제하는 생활을 하도록 설교하였고 교인들로부터 큰 환영을 받았다. 그러나 콘스탄티노플의 감독으로 와서는 여자들과 궁녀들이 화려한 옷을 입고 사치하는 것과 금욕생활을 잊은 수도원 생활을 비판하였을 때 많은 반발에 직면했고, 특히 황후 유도키아의 미움을 샀다. 그는 또 황제가 교회에 간섭하는 것을 원치 않아 “헤로디아가 다시 춤을 춘다”고 설교에서 은유로서 말하여 유도키아를 공격하였다. 그리하여 403년 교회는 그를 이단자로 정죄하고 유배시켰다. 대중은 이 처사에 크게 반발하였는데 때마침 큰 지진이 나자 유도키아가 그를 해벌하였으나 그는 돌아와서도 여전히 그리스도인의 금욕생활을 강조하였고 교회의 권위를 위하여 강력한 설교를 하였다. 그의 적수들은 다시 그를 404년에 정죄하여 부활절 전야에 군인 3천명을 보내어 세례식을 베풀고 있던 그를 체포하였고 세례식의 물은 피로 물들었고 그는 유배를 받아 갔다가 살해되었다.

크리스마스가 이 지방에서 1월 6일이었는데 크리소스톰이 감독들과 의논하여 그들의 달력으로 12월 25일로 바꾸었다. 그 날이 그곳 사람들의 태양의 아들 미드라스(Mithras) 신의 축제일이었는데 그것을 그리스도의 생일로 대체하게 한 것이었다. 그리고 동방박사의 그림이 이때 이 지역에서 처음으로 그려져 나왔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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